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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탈출의 계보를 잇는 <미스터리수사단> , 기다렸다!

by feelcozy 2024. 7. 2.

 

방탈출의 계보를 잇는 <미스터리수사단> , 기다렸다! 

 

정종연 PD의 새로운 시즌 <미스터리수사단>이 넷플릭스에 릴리즈 되었다. 만드는 콘텐츠마다 확고한 장르를 구축하며 팬층을 쌓아오던 정종연 PD는 TVN에서 TEO스튜디오로 이적한 후 작년 9월 <데블스플랜>을 처음으로 릴리즈 하면서 이미 인기몰이를 한 바 있다. 데블스플랜은 그가 연출한 더 지니어스의 계보를 잇는 두뇌형 서바이벌 게임이라면 이번에 릴리스한 미스터리 수사단은 방탈출류의 다른 장르의 콘텐츠로 그의 기존작품인 대탈출과 여고추리반의 계보를 잇는다. 두뇌플레이 혹은 정치력을 이용한 협상플레이로 살아남아 최후에 살아남는 플레이어가 우승자가 되는 서바이벌 포맷은 더 지니어스 1~4 시리즈를 통해 보아 왔다. 그에 비해 방탈출 장르 콘텐츠는 여러 명의 플레이어가 원 팀이 되어 함께 미션을 수여받고 상황에 던져진다. 던져진 상황에서 서사의 앞 뒤 맥락을 파악하며 사건의 개요를 파악하고 미션을 수행하는 것이 방탈출 장르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때문에 경쟁보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여 주어진 미션들을 시간 내에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에 릴리스한 <미스터리수사단>은 방탈출의 계보를 잇는 콘텐츠로서는 이적 후 처음 맞이하게 되는 것이었고, 때문에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지루할 틈 없는 팽팽한 360분 

 

미스터리수사단의 가장 큰 룰은 제한시간 6시간이다. 6시간 안에 모든 미션을 수행하고 현 세계로 돌아와야한다. 이 근본적 제한이 프로그램을 보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게 한다. 기존의 연출작인 대탈출과 여고추리반에서는 명확한 타임리밋이 없었기 때문에 플레이어들도 제작진도 해답을 찾을 때까지 무제한 시간을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주어진 360분의 제한시간은 플레이어도, 제작진도, 시청자도 허투루 시간을 쓸 수 없도록 초긴장 상태로 몰아가게 된다. 앞서 두 시리즈를 연출하면서 쌓인 노하우로 6시간의 제한 안에 주어진 근거들을 밝혀내고 풀어낼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를 조정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 타임리밋을 적용할 수 있었던 가장 큰 계기가 아닌가 싶다. 한 회차당 한 시간을 넘어가지 않는 임팩트한 러닝타임도 여기서부터 출발하였고, 시청자로서는 늘어지는 시간이나 앞선 상황에 대한 반복적 설명 없이 몰입을 흐트러뜨리지 않는 몰입감을 선물로 받을 수 있었다. 이 점이 앞선 시리즈와는 차별되는 지점이면서 동시에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가장 좋은 변화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근본은 근본, 풀지 않으면 넘어갈 수 없다. 

 

정종연이 TVN을 떠나고 제작된 여고추리반3는 개인적으로 실망을 많이 한 시리즈였다. 누구보다 여고추리반의 플레이어들과 세계관을 사랑하는 나였기에 실망도 컸을 것이다. 가장 크게 아쉬웠던 점은 사건의 핵심서사와 단서들을 별다른 미션 없이 플레이어에게 '주어졌다'는 사실이다. 동아리 해드립니다에 대한 정보가 담긴 비디오가 그냥 주워서 충전만 하면 틀 수 있었다는 점이나, 단비에 대한 이야기 역시 다른 친구에게 그냥 들어서 알게 된다는 점은 방송을 보면서 긴장감을 늦추기에 충분했고, 플레이어들의 능력을 확인하며 재밌어해야 할 지점이 없어 안타까웠다. 방탈출류 콘텐츠의 근본은 방탈출이다. 방탈출 게임의 재미를 방송콘텐츠로 가져온 것이다. 때문에 여고추리반 3을 보면서 매번 플레이어들이 가져야 할 단서나 정보는 쉽게 얻어지면 안 된다고 강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 이후 릴리즈 된 미스터리수사단. 역시 방탈출의 근본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 어떤 정보도 쉽게 주어지지 않았다. 모든 랩탑에는 비밀번호를 풀게끔 되어있었다. (물론 노트북 비밀번호를 푸는 곳이 많아 아쉬웠지만) 누구든지 정보를 풀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었고, 거기에 정해져 있는 시간제한은 보는 나를 더 안달 나게 하였다. 인공지능의 작동법을 기존의 영상을 보며 풀어내는 장면도 나에겐 큰 희열을 주었다. 어쨌든 우리가 방탈출 계보를 잇는 콘텐츠를 시청하는 이유는, 주어진 문제를 풀어내는 희열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지점에서 미스터리수사단은 근본을 잃지 않은, 근본의 참 재미를 다시 알려주는 콘텐츠였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네

 

여러모로 살펴볼 때 미스터리수사단은 기다려 온 보람이 있는 콘텐츠였다. 또한 결정적인 장면에서 여성플레이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나, 처음으로 혼성으로 구성된 원팀의 모습을 보는 것이 흥미로웠다. 다음 시즌에서도 이들의 활약이 기대되고 플레이어 간의 케미가 점점 더 짙어져가 예능적 재미도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2의 세계관이 이어짐을 예고한 여고추리반 시즌4와, 현재 플레이어 자원신청을 받고 있는 데블스플랜까지, 정종연이 만든 장르의 새로운 콘텐츠들을 다시 또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본다.